양산에서 하수구가 막혔다는 연락을 받으면 먼저 어떤 건물인지부터 여쭙니다. 물금 신도시의 큰 아파트 단지와 웅상 주거지의 아파트·빌라, 통도사가 있는 하북면의 마을 주택은 물이 빠져나가는 길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. 단지에서는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세로 관과 그 아래 가로관이, 마을 주택에서는 마당을 길게 지나가는 관과 오수받이가 막힘의 주인공이 되곤 합니다. 주민분들께 실제로 자주 듣는 물음을 차례로 풀어 보았습니다.
입주한 지 얼마 안 된 물금 아파트인데 벌써 하수구가 막힐 수 있나요?
새집이라고 관 속까지 늘 비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. 짓는 동안 들어간 시멘트 가루나 자잘한 자재 부스러기가 관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가, 입주가 시작되어 물이 본격적으로 흐르면 한곳으로 밀려가 쌓이기도 합니다. 이사 직후에는 거름망을 아직 챙기지 않은 집도 많아 머리카락과 청소 찌꺼기가 그대로 내려가기 쉽습니다. 새 단지라서 괜찮겠지 하고 미루기보다, 물이 평소와 다르게 머문다고 느껴질 때 일찍 살펴보는 편이 작업도 가볍습니다.
욕실, 주방, 베란다가 한꺼번에 느려졌다면 어디가 막힌 건가요?
한 곳만 느리다면 그 배수구 가까운 구간을 먼저 의심합니다. 여러 곳이 같은 날 함께 느려졌다면 집 안 물이 모여 나가는 가로관이나, 그보다 더 아래의 공용 구간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. 같은 줄에 사는 이웃도 비슷한 말을 한다면 단지 공용관 쪽일 확률이 더 높아지니, 관리사무소에 같은 접수가 있었는지 한번 물어봐 주십시오. 이 확인만으로도 어디부터 열어 볼지가 거의 정해집니다.
여러 곳이 동시에 막힌 상태에서 세탁기를 돌리거나 샤워를 계속하면, 갈 데 없는 물이 가장 낮은 배수구로 되돌아 나옵니다. 원인을 찾기 전까지는 집 안 물 쓰기를 잠시 멈춰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.
웅상 쪽 빌라에서 뚫고 나서 몇 주 만에 또 막히는 건 왜 그런가요?
막힌 덩어리 가운데에 구멍만 내고 끝나면 관 둘레에 붙은 기름때와 비누 때는 그대로 남습니다. 물은 그 좁은 틈으로만 흐르고, 새로 내려온 찌꺼기가 남은 때에 달라붙으면서 같은 자리가 금세 다시 좁아집니다. 이런 집은 스프링으로 길을 낸 다음 고압세척으로 관 벽을 따라 씻어 내야 오래 갑니다. 떨어져 나온 찌꺼기는 석션으로 빨아내 아래쪽에 다시 모이지 않게 합니다.
하북면 마당 있는 주택은 어디부터 열어 봐야 하나요?
마당 오수받이 뚜껑을 집 쪽에서부터 차례로 열어 보면 물이 가득 찬 곳과 비어 있는 곳이 갈립니다. 그 사이 구간이 바로 막힌 자리입니다. 방이나 욕실을 늘리며 관을 이어 붙인 집은 이음 부분이 완만하거나 꺾여 있어 흙과 낙엽, 기름 찌꺼기가 잘 걸리고, 마당 나무의 뿌리가 관 틈으로 파고드는 일도 있습니다. 물이 찬 오수받이를 막대기로 휘젓는 것은 피하시고, 몇 번째 뚜껑까지 물이 차 있었는지만 알려 주십시오.
명절이나 제사를 앞두고 식구가 모이는 집이라면 행사 며칠 전에 마당 쪽 물빠짐을 한번 봐 두시기를 권합니다. 평소보다 훨씬 많은 물과 기름진 설거지가 한꺼번에 내려가면 겨우 버티던 관이 그날 막히곤 합니다.
단지 공용관이 막혔다면 우리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있나요?
세대 안 구간이 비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까지는 집 안에서 할 수 있습니다. 공용 구간이라면 관리사무소와 청소구를 열 수 있는지 협의한 뒤 들어갑니다. 굳은 덩어리는 플렉스샤프트로 깎아 풀고, 무엇이 걸렸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구간은 카메라를 밀어 넣어 직접 들여다본 뒤 어디까지 손볼지 정합니다. 화면은 함께 보실 수 있어서, 관리사무소에 설명하실 때 근거로 쓰기에도 좋습니다. 어느 경우든 막힌 위치부터 확인하고, 쓸 장비와 금액을 작업 전에 말씀드린 뒤 그 금액 그대로 진행합니다.
자주 묻는 질문
늦은 밤에 막혔는데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나요?
기다리실 필요는 없습니다. 한밤중이나 주말, 공휴일에도 장비를 싣고 나가니, 집 안 물 사용을 멈춰 두신 채 어떤 증상인지부터 전화로 들려주십시오.
시중 약품을 이미 부어 두었는데 괜찮을까요?
작업은 할 수 있습니다. 관 속에 약이 남아 있으면 장비를 돌릴 때 피부나 눈으로 튈 수 있어서, 어떤 제품을 언제 부으셨는지부터 여쭌 뒤 시작합니다.
마을 주택인데 결국 마당을 파야 하나요?
대부분은 파지 않고 오수받이와 청소구로 장비를 넣어 해결합니다. 땅을 여는 이야기는 카메라로 관이 부서졌거나 이음매가 크게 벌어진 모습을 직접 본 뒤에야 꺼냅니다.
